퇴사일기
2017년 10월 14일 맑음
제목 : 퇴사하기 좋은 날
아~ 퇴사 한 번 하기 힘들다. 내가 퇴사를 말한건 9월말이다. 추석전이였다. 근데 보름이 지난 지금 사직서를 제출했다.
올해 추석은 최장 10일을 쉴수 있는 황금연휴였다. 그래서 해외에 195만명이 출국했단다. 경기가 어려운게 맞는거야?
우리 회사는 바빠서 추석연휴에서 추석전날 추석당일 다음날, 이렇게 3일만 쉬고 다 출근했다. 불쌍하다. 그렇게 긴 연휴를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3일이라니. 이래서 여기가 싫다. 나는 당당하게 출근하지 않았다. 퇴사할꺼니깐... 그리고 추석 연휴가 끝나고 회사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해서 일주일을 더 다녔다. 일주일동안 내 마음의 의지만 더 다졌다. 확고했다. 아니 꼭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시간이였다. 같이 일하는 동료에게 인수인계를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일한 일주이였따. 회사에는 눈꼽만큼의 정도 없다. 사람이 미워서 가는게 아니라 회사가 미워서 떠난다. 회사의 시스템 제도, 금수저 오너, 맹신적으로 따르는 임원들... 갑갑한 회사다. 더 이상 끌수 없다. 딱 끊어내기로 오늘 마음 먹었따. 그래서 오늘 토요일이지만 출근해서 사직서를 적고 나왔다. 사람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현장을 한 바퀴 돌면서 인사를 하는데 아무 감정이 없었다. 감정없는 로봇 같았다. 그렇게 만든 회사를 미워해야하나? 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도 퇴사가 실감나지 않는다.
사직서를 적으려 간 김에 나와 힘든시기를 같이 보냈던, 앞으로 보내야하는 동생들과 밥한끼 했다. 아니 쏴따. I'll buy it
공단지대라 골목지대에 식당가가 있는데, 고급진 복어 코스요리가 제법 싸다. 복어껍질무침, 튀김, 복불고기, 탕, 죽 이렇게 나오는데 14000원이다. 밖에서 먹으면 3만원도 족히 할 가격인데, 아주 메리트가 있다. 나 포함 6명이서 가서 코스 6인과 맥주 2병, 소주 1병, 음료 2병을 주문했다. 와, 느낌이 좋다 딱 10만원이 나왔다. 생각없이 주문했는데, 출발이 좋다. 쏘맥을 말았다.
동생들과 건배, 앞으로의 건강과 인생을 위하여... 사장님이 서비스로 음료수도 2병 주시네. 좋다 좋아.
식사를 마치고 집에 오는길에 친한 동생을 만났다. 내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동생이라서 그동안 수고했다며, 커피를 한잔 사줬다. 독서모임에서 만난 동생인데, 성실하고 마인드가 좋은 동생이다. 안타까운건 쏠로라는 것... 그러나 대전의 열병합발전소에서 인사관리업무를 맡아 일하는 나름 능력있는 친구다. 다정다감하고 말도 잘한다. 여자만 있으면 딱인데, 안그래도 독서모임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가 소개를 해줄려고 한단다. 좋겠다. 하지만, 나도 내 목표대로만 되면 소개팅이 줄줄줄 따를 것이다.
내가 회사를 나오면서 이 회사에 대한 목표가 1개 생겼다. 돌아오리라. 성공해서 돌아오리라.
1년에 1번 소방서와 합동훈련을 하는데, 그 때 소방관들이 와서 같이 훈련을 한다. 그 때 거기에 내가 있겠노라고 나는 다짐했다. 꼭 이루겠다. 그래서 함께 했던 좋은 사람들의 얼굴을 당당하게 볼 것이다.
터미네이터의 마지막 엔딩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Stay here, I'll be back
그리고 시내 서점으로 향했다. 퇴사하면서 읽어보라고 선배 한 분이 책을 추천해 주셨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황농문 교수님의 몰입이라는 책이다. 자기가 교보문고에서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은 책이라고 추천해 주셨다. 책을 추천해주는 분은 참 좋다. 그 만큼 자기 인생에 자신이 있다는 말 아닐까?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니 1권 있어서 구입했다. 최근에는 몰입2 나왔다고 한다. 내일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앞으로를 준비해볼까 한다. 아니 시작 되었다. 집중하는 계기로 삼겠다.
stay here, 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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